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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절 열여섯번째
작성자 key1030
작성일자 2020-03-18
조회수 302
사순절 열여섯번째
영어 단어에 Red herring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훈제 청어'이지만 의역하면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것'입니다. 이 단어는 원래 중세때 탈옥자나 도주자들이 추적자들이 풀어 놓은 개들이 냄새로 추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냄새가 독한 훈제 청어를 뿌린데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나에게 불리한 상황이 될 때 사람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만드는 것이 Red herring인 것입니다.
유명한 책 "희생양’을 쓴 프랑스의 르네 지라르가 그 책에서 “사회가 혼란해지면 집단은 희생양을 찾게 되고 이를 통해 다시 뭉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어느 사회 내부의 갈등 수위가 치솟을 때 연약하거나 소수 집단을 골라서 죄인으로 낙인찍은 뒤 집단 화풀이를 펼치게 됩니다. 일종의 마녀사냥이지요. 이를 견디다 못한 그 누군가가 목숨을 내려놓으면 사회는 숙연한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집단 죄의식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는 돌연 안정과 평화를 되찾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사회적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무고한 희생양을 찾아 나서는 무한 루프의 행태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그 대상이 정치인일 수도 있고 연예인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개인일 수도 있고 집단일 수도 있으며, 특정 국가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Red herring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어린 학생들에게서는 왕따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이 희생양 메카니즘은 인간의 탐욕과 연관되어 있어서 옛날부터 있어왔고 변형된 형태로 오늘날까지 이어왔으며 앞으로도 탐욕과 함께 계속해서 있을 것입니다. 요즘은 “누가 죄인인가”를 외치며 희생양 찾기에 골몰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표면적인 희생양을 찾고 그것에 모든 화풀이를 하기 보다는 그런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이고 심층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희생양을 찾던 검지 손가락을 내게로 향하고 내가 먼저 실천해야 할 일들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서 또 다른 희생양을 찾고 있다면 그 희생양을 통해 나의 우월성을 강화하고 나의 죄의식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보고 거부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희생양이 되셨습니다. 그 은혜로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게 된 우리도 탐욕을 버리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희생제물'이 되어야 합니다. 희생양은 예수 그리스도로 충분합니다. 희생양 매카니즘이 작동하는 이 역사 속에서 진정한 희생양을 따르는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숙고하는 2020 사순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0.03.14 새벽기도후
김은엽목사